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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박정희

나폴레옹 전기를 읽고

박정희는 보통학교 5학년 때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가 쓴 <이순신>을 읽었으며 6학년 때 <나폴레옹>을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충무공 이순신!

감수성이 예민했던 박정희 소년에게 민족에 대한 아련한 꿈을 심어주었다. 문인(文人)들이 대접을 받고 무인(武人)들이 천시를 받던 시대에 스스로 무인의 길을 선택한 충무공의 자주정신(自主精神), 당파싸움에 휘말리어 갖은 고초와 모함을 받으면서도 나라의 장래만을 생각하는 애국정신(愛國精神), 아무리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옳고 바른 일이 아니면 죽어도 행할 수 없다고 하는 대의정신(大義精神), 전쟁에 대비해서 새로이 거북선을 만든 개척정신(開拓精神), 명(明)나라 장수의 말이라면 임금조차도 벌벌 떤던 시대에 민족의 자존심을 내세운 민족정신(民族精神)등 박정희 소년이 읽은 <이순신>은 민족역사의 군신(軍神)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폴레옹>은 어떠하였는가?

지중해(地中海)에 위치한 코르시카 섬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꿈많은 유년시절을 보내다가 프랑스의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포병장교가 된다.

그리하여 프랑스혁명을 맞이하여 무훈을 세우고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이집트 원정에서 국위를 떨치며 마침내 프랑스의 황제가 되지 않았는가. 그는 나폴레옹 제국을 형성하여 유럽대륙을 휩쓸었다. 그는 프랑스혁명의 성과를 정복지(征服地)에 전하여 자유주의(自由主義)와 민족주의(民族主義)를 육성시키지 않았던가.

자기보다 나이 많은 조세핀과의 결혼, 진중(陣中)에서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는 정열, 내 사전에는 <불가능> 이란 없다고 했던 그야망 등, 영웅주의가 싹트기 시작한 소년 박정희의 가슴속에서 하나의 불기둥이 되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그 당시 박정희의 의식 속에는 일본역사상에 나오는 위인(무사)들까지 숭배하는 마음이 적지 않았다. 즉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미덕(美德)이며 신의(信義)와 의리(義理)를 생명보다 소중히 여기고 대의명분(大義名分)을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초개처럼 여기는 일본중세(日本中世)의 무사계급에서 발달한 도덕률이 박정희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박정희는 소년시절부터 막연하게나마 군인을 동경했다. 그 당시 대구에 있던 일본군 보병 제80연대가 가끔 구미지방에 와서 야영훈련하는 광경을 구경하고는 언젠가 자신도 <이순신>이나 <나폴레옹>같은 군인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늘 떨쳐버리지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소년시절의 꿈을 저버리지 못한다. 박정희가 왜 <교사에서 군인의 길을 선택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지 않으나 그는 권력과 지배, 승리와 정복, 악(惡)의 징벌, 정의(正義)의 실현 등 남아로서 대야망(大野望)을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위대한 무인(武人)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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