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건’ 600g 6,000원대
올해 건고추 생산량은 재배면적이 줄고 기상이 좋지 않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지난해보다 600g 한근당 1,000~1,500원 높게 거래되고 있으나 추석 이후 1,000원 정도 내릴 전망이다. 재배면적과 생산량, 향후 가격 전망 등을 알아봤다.
〈재배면적은〉
고령화로 고추 재배면적이 해마다 10% 이상 줄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정보센터는 지난해보다 13%, 평년보다 22% 감소한 5만3,097㏊로 추정했다. 하지만 재배면적이 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충북 음성지역이 그 대표적인 경우로, 장관옥 충북 음성군 농정과 농산물유통담당은 “지난해 재배면적이 1,480㏊였는데 올해는 이보다 40㏊ 늘어난 1,520㏊”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가운데 시설면적이 150㏊를 차지하며 점차 그 면적이 느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병 발생이 노지보다 시설에서 현저히 낮고 수확량도 3~5배 많아 시설재배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은〉
지난 7월까지 비가 자주 온 데다 일조량도 부족해 작황은 대체로 좋지 않다. 여기에 8월 들어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뿌리의 활력이 약한 포장은 탄저병이 급속히 번졌다. 특히 물빠짐이 좋지 않은 충청과 경북지역 포장의 피해가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국 고추 주산지(충북 음성·제천·괴산, 충남 청양·태안지역, 전북 고창, 경북 영양·봉화 등)의 올해 생산량은 예년보다 40% 가까이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고추 상인들도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5~30% 줄어든 11~12만t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올해 고추 생육상황 조사결과도 주산지에서의 예측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올해 고추의 예상단수를 농업관측센터는 지난해보다 25.3% 줄어든 227㎏,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28.1% 줄어든 218㎏로 예측하고 있다. 농가들도 평균단수를 230㎏ 안팎으로 보고 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를 종합하면 올해 고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5% 이상 줄어든 12만t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기할 만한 점은 포장에 따른 수확량의 양극화도 심하다는 것. 노지의 피해 포장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30~50%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지만 병이 발생하지 않은 포장의 경우 후기 착과량이 늘고 있어 예년 단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전북 임실군 반촌면고추연구회원들은 올해 탄저병이 왔지만 곧바로 잡아 후기 작황이 좋은 편이다. 수확량도 10a(300평)당 250㎏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품질도 양호한 편이다.
수확시기는 예년보다 첫 수확은 4~8일 늦었으나 8월 말 이후로 더 빨라지고 있다. 고추 재배농가 전이용씨(전북 임실군 반촌면고추연구회장)는 “2주 전부터 날씨가 좋아져 첫물은 예년보다 10일 늦은 8월20일에 땄지만 세번째 수확부터는 7일 간격으로 따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전체 수확량은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세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산 고추값이 예년보다 32%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산지에서도 지난해보다 25~38% 높게 거래되고 있다. 전북 임실지역의 경우 화건 한근당 6,000원, 양건은 7,500~8,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예년에 비해 1,000~1,500원 높은 시세라는 것이 최명순 계장의 설명이다.
이완섭 화성상회 대표(제천신월농산물유통산지사업협동조합장)도 “시세가 거의 고점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화건은 6,000원, 양건은 7,000원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대표는 또 “연간 고추 소비량이 18만~20만t 정도인데 현재 고추 재고량 3,000~4,000t에 예상수확량 12만t을 더하면 충당할 수 있어 값이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가락시장의 상인들 역시 “값이 더 오르면 중국산 냉동고추가 수입돼 가격상승을 상쇄할 것”이라며 농가에서 너무 큰 기대를 걸다가 출하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건고추 전문상인 홍형표씨(서울 송파구 가락동·흥덕상회 대표)는 “고추가 흉년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미리 사둔 사람이 많아 건고추 소비량이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 같다”며 “추석이 지나면 고추값이 한근당 1,000원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문 일직농협 대리도 “상인들이 아직 크게 움직이지 않고, 무엇보다 장류 가공업체들이 구매에 거의 나서지 않고 있다”며 “고추 시세가 안정되는 20일 이후를 기다리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종민 명예충북고추연구소장(충북 음성)은 “9월 중순이 피크로 추석을 기점으로 내림세로 돌아서 예년보다 1,500원 정도 높은 선에서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음성·괴산·제천=조동권 기자
자료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