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조절 안되면 회복 힘들것”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 중순이지만 감자장세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생산비도 건지기 힘들 정도의 바닥세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하순부터 하우스 봄감자가 출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가의 시름은 한층 더 쌓여가고 있다.
◆어느 정도 심각한가=“어디 감자 팔 데 없을까요.” 가락시장 감자 경매사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얘기다. 그만큼 감자 장세가 최악이라는 것. 출하량이 예년보다 많은 데다 소비부진이 겹치면서 사상 유례없는 바닥권을 헤매고 있어서다. 최근 가락시장에선 20㎏ 한상자가 제주산 특품 1만4,000~1만5,000원, 상품 1만~1만2,000원, 중품 1만원 이하로 예년 이맘때의 절반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강원산도 좋은 것이 5,000~6,000원이고, 대부분은 3,000~4,000원대 이하로 예년의 30% 수준이다. 저장비와 출하비용을 제하면 생산비도 건지기 힘든 수준이다.
우정규 ㈜중앙청과 경매과장은 “강원산은 값이 워낙 낮아 산지에서 출하를 포기한 사례가 많고, 제주산은 끝물에 접어들면서 반입량이 늘고 있다”며 “감자값이 이렇게 폭락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방송 보도로 인한 피해도 엄청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충금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차장은 “패스트푸드점의 튀김감자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에 이어 감자가 당뇨와 비만에도 좋지 않다는 보도가 터지면서 소비가 더욱 위축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산지의 움직임은=제주도가 3만t에 달하는 물량을 가공용으로 수매하는 가운데 일부 농가들이 중·하품이 아닌 상품을 수매용으로 내놓고 있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한 농가는 “도매시장에서 1만원 이하에 거래되는 물량이 상당량인데 그렇게 받아봐야 운송비·상자값 등 출하비용이 4,000원에 달해 남는 게 없다”며 “웬만한 품질은 가공용으로 빼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농가들이 수매에 몰리면서 2~3일을 기다려야 할 정도이고, 가공용은 11일 현재 3만t 중 1만8,400t이 수매됐다.
강태조 안덕농협 과장은 “가공능력 한계로 가공업체의 수매가 늦어져 농가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형편”이라면서 “수확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이어서 4월 중순이면 출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원산 잔여 저장량은 정확한 물량 파악이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80% 많다는 게 농업관측정보센터의 예측이다. 출하 끝물에 접어들면서 출하량이 줄기는 했지만 예년 이맘때보다 저장량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회복 가능성은 있나=제주산이 종료될 때까지 약세 기조를 탈출하기 힘들 것이란 게 중론이다. 권종태 한국청과㈜ 경매차장은 “4월 말까지는 저장감자와 하우스 봄감자의 출하가 맞물려 약세 기조를 탈출하기 힘들 것”이라며 “물량조절이 되지 않으면 상반기까지 약보합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윤종열 농업관측정보센터 연구원은 “절대적으로 공급물량이 많은 상황이어서 산지에서 자율적으로 출하물량을 조절하지 않는 한 가격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