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상태 약세 탈출 힘들듯
오이·호박·고추·토마토·가지 등 열매채소류 값이 심상치 않다. 최근 들어 비로 인해 값이 다소 반등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은 탓이다. 날씨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어떤 상황인가=바닥세를 헤매던 것이 10일 현재 대부분 반등했다. 주산지인 중부지역의 집중호우 여파로 산지작업이 원활치 못해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고추는 10㎏ 한상자에 1만~1만5,000원으로 일주일 전의 1만원 이하에 비해 다소 올랐다. 애호박도 20개 한상자에 3,000~4,000원의 바닥세에서 1만원 선으로 올라섰다. 취청오이는 다소 올랐음에도 10㎏ 한상자에 1만2,000원으로 표준가격 대비 3,000원 정도 낮다. 토마토의 경우 반등에도 불구하고 일반(10㎏) 7,000~8,000원, 방울토마토(5㎏) 3,000~4,000원으로 여전히 바닥세다. 일주일 전 3,000~4,000원이던 가지 값은 오름세로 인해 예년 수준인 1만원 선을 간신히 회복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등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경매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동혁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차장은 “날씨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세이고, 생산비 이하의 물량이 많은 좋지 않은 장세”라고 말했다.
◆왜 그런가=공급과잉이 바닥장세의 주 요인이다.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인해 일정 물량이 감소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이러한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하루 이틀 비가 온 뒤 갠 날이 지속되고 있어 양호한 생육으로 인해 단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황정석 동화청과 차장은 “휴가철과 방학으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 바닥세의 주 요인”이라면서 “그나마 값 폭락으로 인해 산지에서 스스로 폐기하거나 출하하지 못하는 물량이 많아 이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될까=날씨가 가장 변수다. 날씨에 따른 생산량 증감이 앞으로의 장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재희 중앙청과 경매차장은 “비로 인한 물량 감소로 바닥장세에서는 벗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할지는 의문”이라면서 “품질에 따른 상·하품 가격차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호길 농협구리공판장 경매차장은 “소비가 살아나기 힘든 상황이기에 비 피해가 크지 않으면 이달 말까지 장세가 좋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산지에서의 자율적인 물량조절이 절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우균·노현숙 기자 - 농민신문 |
